일상메모

주목나무

반푼수 2009. 10. 16. 00:32

 

 그가 내게 직접 깎아 만들어 준 열쇠고리이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장수목의 종류인  `주목'이란 나무로 다듬어 만들었단다. 

나무의 속심지가 붉고 진하며 단단하고 견고해서 목가구 용으로는 아주 귀하다.

주위의 어느 지인에게서 한 토막을 얻어와  내게 주려고 깍았을 그 마음이 읽히는 듯하다.

이 나무의 속 뜻은 `차가운 자비'의 의미를 갖고 있다.

태왕 사신기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신물 중, 차가운 자비를 나타내며 나무에서 깨어나는 청룡이 있다. 그 용의 비늘이 주목이다.

용의 비늘과 차가운 자비.

그는 내게 묻는다 .자비란 따뜻하고 온건한 것인데 왜 차가운 걸까?

그러게....

열에 들뜬 이마를 짚어주는 서늘한 물수건 정도로 쉽게 이해하면 어떨까요?

살아가면서 남에 대한 배려나 행위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차가운 이성에 비추어 공정하게 이루어 져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나를 거두어 준 그의 자비에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