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메모

생일케잌

반푼수 2009. 12. 6. 11:44

 

 퇴근길 그가 내 생일이라며 케잌을 하나 사준다. 

혼자만 살아와서 누구를 챙겨 주는 것에 서투른 그와,

다른 사람  챙겨주느라 본인 챙기는 것에 익숙하지 하지 않은 나.

그런 두사람이 생일을 맞이했다.

화려한 케잌을 앞에 두고 어색하고 머쓱한 시간을 보낸다.

내년엔 좀 더 나은 생일 맞이를 해주겠노라 약속을 하며 노래도, 박수도, 폭죽도없이 촛불을 끈다.

생일을 정말 축해야 할 만 한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품으며...

윤회를 믿는 건 아니지만, 정말 다음 생이 이어진다면 나는 결단코 사양할 것이다.

생명이 있는 그 어떤것, 즉 나무든, 풀이든 ,나비나, 곤충이든, 동물이든, 생명이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태어나고 싶지 않다. 목숨을 이어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든 고뇌 임을 서로 알고 있기에

살아있는 자체가 욕심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