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우르르~
초저녁 부터 하늘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었다
밤 12시를 넘길 무렵 우리집 근처까지 번개가 다가 온 것 같았다
거실 베란다에 담배를 피우러 나간 그가 나를 부른다
자니? 안 자면 잠깐 나와봐. 우린 번개 구경하자!
어깨에 걸칠 옷까지 하나 마련해 준다.
우르르 번쩍! 콰콰쾅!1
순간 눈이 멀어 버릴 정도의 푸른 섬광이 번쩍 거린다.
그가 말한다.
"번개 색깔이 파란 색 말고 총 천연 색이었으면 참 이뻤을 텐데 말야 그치?"
폭죽이 아닌 진짜 불꽃놀이를 보는것 같을거야 번개치는 날이 무섭지 않고 재밌을텐데..."
그러기를 서너번 .뒤이어 쏴아-아 쏟아지는 빗 줄기.
빗소리 좋다
비는 땅에 닿기전에 소리부터 내리는 것 같아.
이렇게 공동주택에서 살면 빗소리를 못 들을 줄 알았는데 시골에 근접한 이곳은 주위가 조용해서 인지 4층인
여기서도 자연스런 소리를 즐길 수있어서 다행이다.
거실에 앉아 어깨를 나란히 두고 창문 넘어 바깥 세상을 바라보며 서로의 삶의 모습을 관조하는 시간.
"우리 차 한 잔 할래?
늦은 밤 마흔 살 넘은 철없는 부부의 모습이다.